가상자산 시장, '탈한국' 가속화…스테이블코인 거래량 사상 최대치 경신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탈한국’ 경향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거래대금이 급증하며 시장의 주요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24년 12월 들어 국내 스테이블코인 거래대금은 이미 11조 원을 초과했으며, 이같은 추세라면 지난 11월의 16조1705억 원을 무난히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급증하는 스테이블코인 수요…정치적 불안정성이 한몫
스테이블코인의 급등세는 국내 정치적 불안정성과도 맞물려 있다. 비상계엄 사태를 포함한 정치적 이슈 전후로, 하루 평균 스테이블코인 거래대금은 7284억 원에서 1조222억 원으로 40% 이상 급상승했다. 이는 해외 거래소를 활용해 한국 원화를 우회하려는 투자자들의 움직임이 크게 늘어난 데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정치 상황과 상관없이 안정적으로 거래를 진행할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이 투자자들에게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 규모 확대와 한국 시장의 과제
세계 가상자산 시장은 2023년 하반기부터 지속적인 확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초 기준 가상자산의 시가총액은 약 1조6000억 달러에 이르며, 이는 지난해 대비 100% 이상 증가한 수치다. 스테이블코인의 경우 2018억 달러라는 사상 최고 시가총액을 기록하며, 가상자산 시장 회복을 이끄는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미국 증시의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도 2억2310만 달러가 유입되며 글로벌 자본시장에서의 제도화 흐름이 가속화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정부의 블록체인 및 가상자산 산업에 대한 지원 부족으로 업계 성장이 위축되며, 기술을 중심으로 한 많은 기업이 해외로 이주하는 등 고질적인 문제들이 지속되고 있다.
국내 가상자산 규제와 과세 논의 확대
세계 주요 국가들이 가상자산을 금융상품으로 인정하고 과세 체계를 정비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역시 관련 논의를 본격화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은 이미 다양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활용 중이며, 한국에서도 가상자산 소득 과세 및 공평 과세 체계 도입 필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불완전한 과세 구조, 데이터 관리를 위한 정책 부재 등 문제점에 직면해 있다. 앞으로 정부는 중장기적인 블록체인 산업 육성 대책을 마련하고, 국내 투자자 보호를 위한 투명한 규제 방안을 추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롤업 솔루션과 RWA 섹터 등 새로운 투자 동향
2024년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기존 스테이블코인 외에도 RWA(Real-World Asset) 섹터와 롤업 솔루션이 주목받고 있다. 특히, RWA 섹터는 금융기관 중심의 자금 유입으로 인해 더욱 성장할 가능성이 높으며, 롤업 솔루션은 시스템 병목을 해결하는 대안으로 빠르게 부상하고 있다. 해당 분야는 미래 시장의 주요 축 중 하나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측되며, 투자자 및 기관의 이목을 끌고 있다.
해외 시장의 흐름과 국내 대응 방안
전 세계적으로 가상자산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증대되고 있지만, 한국은 정책적 결여로 인해 글로벌 시장 주도권에서 멀어지고 있다. 미국은 이미 블록체인 기술과 가상자산을 주요 투자처로 보고 있으며, 유럽연합은 가상자산 관련 법령 ‘MiCA’를 통해 제도화를 강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프랑스 은행 소시에테 제네랄은 유로 기반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하며 유럽 시장에서 긍정적 신호를 보냈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현물 ETF 상장 등 미국 내 제도화가 글로벌 자금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하면서, 향후 한국도 체계적 규제 및 투자 환경을 구축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마무리
가상자산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의 성장과 가상자산 시장 회복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지만, 그와 동시에 국내 정치적 불안정성과 정책적 한계라는 도전 과제도 산적해 있다. 앞으로 국내 가상자산 및 블록체인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히 요구되며, 정부와 민간 모두가 협력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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