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에서 화가로, 하정우의 예술적 여정… 14번째 개인전 개최
배우이자 화가로 활동하고 있는 하정우가 14번째 개인전을 통해 대중 앞에 섰다. 이번 전시는 서울 종로구 삼청로에 위치한 학고재갤러리에서 2024년 10월 16일부터 11월 16일까지 개최되며, 'Never tell anybody outside the family'라는 제목을 내걸고 있다. 이는 영화 '대부(The Godfather)'의 명대사에서 영감을 받은 것으로, 하정우의 미술 세계를 향한 신중한 접근을 상징한다.
대규모 전시와 작품의 특징
이번 전시는 하정우가 지금까지 개최한 개인전 중 가장 큰 규모로 평가받고 있다. 전시에는 총 35점의 신작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는 모두 올해 제작된 새로운 작품들로 이루어졌다. 특히, 전시장 입구를 장식하는 카펫 연작 '무제(Untitled)'는 하정우의 독보적인 스타일을 엿볼 수 있는 대형 패턴 작품이다. 이 카펫 연작은 아크릴 물감을 사용한 뒤, 유성 펜으로 정교한 선을 겹쳐 제작되었으며, 모로코에서의 여행 경험과 온라인 자료 조사를 통해 착안된 작품이다.
이 외에도 전시에는 한국 전통 탈과 토속적 문양을 활용한 작품들이 포함되어 있어 하정우의 내면 세계와 독창적 미적 감각을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학고재갤러리는 하정우의 작품 세계가 예술적으로 높은 가치를 지닌다고 평가하며, 그의 활동이 전통과 현대 미술의 조화를 이루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우에서 화가로, 두 직업의 경계 넘기
하정우는 배우, 감독, 작가 등 다방면에서 활동해온 다재다능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최근 영화 '하이재킹', '야행', '로비'에 출연하며 바쁜 배우 생활을 이어가는 한편, 개인전 준비를 위해 꾸준히 작업에 매진해왔다. 특히, '로비'에서는 주연뿐 아니라 감독으로서도 참여하며 예술적 역량을 발휘한 바 있다.
그의 화가로서의 활동은 단순한 취미를 넘어섰다. 2004년부터 본격적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하정우는 영화 촬영 중에도 휴식 시간이나 호텔 방에서 캔버스 작업을 이어갔으며, 최근 1년 동안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작업실에 머물며 새로운 작품을 제작했다. 그는 "작가로 인정받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그림 그리는 것 자체에 대한 즐거움"이라며, 그림에 대한 열정을 꾸준히 드러내고 있다.
인스타그램 통한 대중과의 소통
2024년 7월, 하정우는 배우 데뷔 21년 만에 처음으로 인스타그램을 개설하며 팬들과의 새로운 소통에도 나섰다. 이는 그의 작품 활동과 일상 생활, 가족과의 시간을 공유하며 대중과 더욱 가까이 다가가는 계기가 되고 있다. 특히, 5촌 조카이자 배우로 활동 중인 문유강과 함께 촬영한 사진을 올려 화제를 모았다.
비판을 넘어 세계로 향하다
하정우는 배우 출신이라는 이유로 미술계에서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야 했다. 그는 “지난 15년 동안 안 좋은 이야기를 참 많이 들었다”고 솔직히 고백하며, “전업작가가 아니라는 점에서 미술계의 비판은 물론 대중의 날선 평가도 감수해야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러한 편견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림을 그리는 일을 포기하지 않았다.
학고재갤러리는 이번 전시회를 시작으로 하정우와의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2024년 4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아트페어 ‘엑스포 시카고’에서 하정우의 작품을 공개하며, 그의 첫 해외 전시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는 하정우가 화가로서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이며, K아트(K-Art)를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예술가로서의 지속적 여정
하정우는 이번 전시에 대해 “그림은 나 자신을 표현하는 또 다른 언어”라며, “죽기 전까지 한 마리의 곤충처럼 계속 작업을 이어나갈 것”이라는 뜻을 밝히며 앞으로의 활동에 대한 굳건한 의지를 드러냈다. 그의 다방면에 걸친 활약은 국내를 넘어 세계 미술계로 확장되고 있으며, 배우와 화가라는 두 분야를 넘나드는 자신만의 독창적인 길을 개척해가고 있다.
'Never tell anybody outside the family'라는 전시 제목처럼, 하정우는 그저 조용히 그러나 깊이 있는 미술 세계를 대중 앞에 풀어놓고 있다. 작품을 통해 그의 세계관과 감정을 엿볼 수 있는 이번 개인전은 하정우라는 사람의 다면적 매력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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