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나훈아의 은퇴 콘서트 발언, 논란 확산… 김갑수 등 전문가들 “양비론적 태도의 문제점” 비판
가수 나훈아가 은퇴 콘서트에서 한 정치적 발언이 사회적으로 큰 논란을 일으키며, 그에 대한 다양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문화평론가 김갑수를 비롯한 정치권 인사들이 잇달아 비판에 나서며, 이 사건은 정치적 중립과 책임에 대한 논의를 심화시키고 있다.
나훈아 발언의 배경과 논란
2025년 1월 10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돔에서 열린 나훈아의 은퇴 콘서트 ‘라스트 콘서트 – 고마웠습니다!’는 그의 마지막 무대를 보기 위해 많은 팬이 몰려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하지만 공연 도중 나훈아가 한 발언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공연에서 나훈아는 양팔을 들어올리며 “왼쪽이 오른쪽을 보고 잘못했다고 생난리다”라고 말한 뒤, 왼팔을 가리키며 “니는 잘했나”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발언은 정치적 대립 상황에서 양측 모두를 비판하며 중립적인 입장을 취한 것으로 보였지만, 동시에 양비론적 태도를 반영한 것으로도 해석되며 비판을 받았다.
김갑수의 강력 비판
문화평론가 김갑수는 나훈아의 발언을 강도 높게 지적한 대표적 인물 중 하나다. 그는 유튜브 채널 ‘매불쇼’에 출연해 나훈아의 발언을 “가장 비열한 방식”이라고 평가하며, 이는 중립 행보로 포장된 특정 입장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김갑수는 “나훈아가 정치적 입장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보다 논란을 회피하려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하며, 발언의 의도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그는 70~80대 노인 세대의 정치적 정서에 대해 분석하며, 일부 세대가 강력한 지도자를 선호하는 경향성, 민주주의에 대한 회의감을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김갑수는 나훈아의 발언이 단순히 사회적 대립을 중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특정 세대의 인식을 반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치권의 반응
나훈아의 발언은 정치권에서도 강한 반응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의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이 문제는 좌우 대결이 아니라 정의를 바로 세우는 중대한 시대적 과업”이라며 나훈아의 양비론적 발언을 비판했다. 그는 “모든 국민이 존경했던 가수이지만, 적어도 역사적 정의와 관련된 문제에서 이런 발언은 지지받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한,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평생 정치적 발언을 하지 않았던 사람이 이제 와서 이같이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이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길게 침묵하던 사람이 왜 떠날 때 오지랖을 부리는지 묻고 싶다”고 강도 높게 지적했다.
박정훈 해병대 대령의 법률대리인인 김규현 변호사 역시 나훈아의 발언을 비판하며, “일제의 침략 상황에서 ‘조선 니는 잘했나’라고 묻는 것처럼 부적절한 태도”라고 일갈했다. 그는 이러한 양비론적 태도가 피해자와 가해자의 책임을 동일 선상에서 논의하게 만들며, 정의 구현을 방해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사회적 반향과 논란의 확산
나훈아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은 단순히 개인 의견의 차원을 넘어, 한국 사회의 정치적, 역사적 갈등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김갑수의 지적처럼 70~80대 노년층의 일부는 독재 시절의 통치를 긍정적으로 회고하는 경향을 보이며, 민주주의 체제를 불필요한 사치로 여기기도 한다. 이러한 세대적 인식이 나훈아의 발언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는 더 깊이 분석되어야 할 문제이다.
또한, 이번 사태는 대중문화 인사의 발언이 정치적, 사회적으로 얼마나 큰 파급력을 가질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나훈아는 단순한 가수가 아닌 국민가수로 추앙받아온 인물로, 그의 말 한 마디가 사회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은 대중문화와 정치 사이의 연결 고리를 재조명하게 한다.
결론
가수 나훈아의 발언은 단순한 공연 중의 한 구절로 그치지 않고, 세대와 정치, 그리고 역사적 인식의 차이들이 얽힌 복잡한 논쟁으로 비화되었다. 문화평론가 김갑수와 정치권 인사들의 비판은 이번 사건이 가져온 사회적 파급력을 반영하며, 공인의 발언과 그의 책임에 대한 재논의가 필요함을 드러낸다.
나훈아의 발언을 계기로 중립적 입장을 취한다는 것의 의미, 그리고 그것이 가져올 사회적 영향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한 가수의 은퇴 발언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현재를 들여다보게 하는 하나의 창일 수 있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