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시장 위축, 3년 10개월 만에 취업자 수 마이너스 전환…산업·연령별 분석
2024년 12월 고용시장이 심각한 위축 현상을 보이며, 주요 경제 지표에서 부정적 신호가 속속 드러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 12월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5만2000명 감소했다. 이로써 2021년 2월 이후 약 3년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취업자 수가 감소세로 전환됐다. 특히 도매 및 소매업, 운수·창고업, 숙박·음식업, 개인서비스업 등 내수 중심 업종에서 두드러진 감소세를 보였다.
산업별로 확산되는 고용 불안, 건설업·제조업 직격탄
고용시장 위축의 충격은 산업별로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 특히 건설업은 4만9000명의 취업자 수 감소를 기록하며 201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큰 감소폭을 나타냈다. 건설 경기 침체, 고금리 영향,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민간 분양시장 위축 등이 주된 원인으로 지적된다.
제조업에서도 고용시장은 흔들림을 겪고 있다. 해당 업종의 취업자 수는 6000명 감소했으며, 내국인을 중심으로 한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10개월 연속 감소했다. 이는 제조업 위기가 고용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을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도매 및 소매업 역시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이 업종의 취업자 수는 6만1000명 줄어들며 고용 감소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 내수 위축과 소비심리 악화가 이러한 감소를 초래한 주요 인자로 보인다.
연령별 분석, 청년과 중장년층의 고용위기
고용 시장 위기는 연령대에 따라 서로 다른 양상으로 드러났다. 20대 청년층은 취업자 수가 12만4000명 감소하며 역대 최대 감소폭을 기록했다. 고용보험 가입자 수도 23개월 연속 하락세를 기록하면서 청년층 고용 부진의 심각성을 보여주고 있다.
40대 역시 고용시장의 어려움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 연령층의 취업자 수는 8만1000명 줄었고,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9개월째 감소 중이다. 이에 반해 60세 이상 고령층의 취업자 수는 26만6000명 증가하며 고용 시장에서 가장 높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이는 노령층 중심의 단기 일자리 정책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50대와 30대에서는 각각 2만8000명과 9만 명의 취업자 수 증가가 관찰됐다.
고용보험 가입자 수, 증가세 둔화
고용보험 상시 가입자는 전년 동기 대비 22만2000명 증가하며 1.5%의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이는 지난 41개월 내 가장 낮은 증가폭이었다. 건설업을 포함한 일부 업종에서는 고용보험 가입자 수 감소가 두드러졌다. 특히 건설업에서는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12개월째 줄어들고 있으며, 청년층(29세 이하) 감소세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실업률 상승 및 구직급여 신청 증가
2024년 12월 실업률은 3.8%로, 전년 동월 대비 0.5%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20년 이후 4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같은 기간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 수는 7.7%(8000명) 증가했으며, 전체 구직급여 지급자 수는 3%(1만9000명) 증가했다. 이는 실업 증가와 구직난 심화가 동시에 진행 중임을 보여준다.
정치적 불확실성과 소비심리의 위축
정치적 불확실성과 소비심리 위축은 고용시장의 침체를 가속화시키는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특히 내수 중심 업종에서 이러한 영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획재정부 인력정책과장은 “정치적 불확실성과 관련된 소비심리 위축이 내수 업종의 고용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대응, 고용시장 활성화 위한 노력
정부는 위축된 고용 시장을 회복시키기 위한 대책을 마련 중이다. 주요 대책으로는 건설업 고용보험 가입 유도를 위한 과태료 면제 방안과 함께 범부처 일자리 전담반을 중심으로 한 취업지원 및 직업훈련 정책 시행이 포함됐다. 또한 재교육 프로그램 확대를 통해 고용시장에서 밀려나는 근로자들의 재취업 가능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구 감소와 구조적 고용시장 문제
고용시장 위기의 배경에는 인구 고령화와 청년층 인구 감소라는 구조적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청년층과 40대 취업자 수 감소는 단순한 경기 요인뿐 아니라 인구 구조 변화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된다면, 고용시장 뿐 아니라 국가 경제 성장에도 장기적인 악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결론, 고용시장 위기 극복을 위한 전략적 접근 필요
2024년 한국의 고용시장은 다층적이고 구조적인 문제들로 인해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다. 산업별 고용 불안, 청년층과 중장년층 실업 증가, 정치적 불확실성 및 소비심리 위축, 그리고 인구 구조 변화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와 산업계, 그리고 사회 전반에 걸친 협력을 통해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적이고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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