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가상자산 법인 계좌 허용 검토로 시장의 급격한 변화 예고

정부, 법인의 가상자산 계좌 허용 검토… 단계적 정책 변화 예고

정부가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 허용을 위한 첫 걸음을 내딛는다. 금융위원회는 2025년 1월 8일 발표된 ‘2025년 주요 업무 추진계획’을 통해 가상자산 시장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법인의 가상자산 실명계좌 발급을 단계적으로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확장과 법적·제도적 정비를 목적으로 이루어진 초기 단계의 정책 변화로 평가된다.

단계적 허용 계획 수립… 비영리법인부터 시작

정부의 허용 방안은 비영리법인부터 시작된다. 중앙정부 부처, 지자체, 공공기관, 대학 등 비영리법인을 대상으로 우선적으로 실명계좌 발급을 허용한 후, 중장기적으로 일반 기업과 금융사에 대한 허용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이러한 계획은 금융위원회 산하 가상자산위원회가 주도적으로 진행하며, 다가오는 1월 15일 두 번째 회의를 통해 세부 방안을 조율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따라 실명 인증된 계좌로만 가상자산 거래가 가능하지만, 법인 계좌 발급과 관련된 명시적 제한은 없다. 금융당국은 이전까지 암묵적으로 은행의 법인 실명계좌 발급을 제한해왔으나, 이번 정책 변화는 시장의 수요와 글로벌 동향을 반영한 주요 조치로 평가된다.

가상자산 시장의 국제적 정합성 제고

금융위원회는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과의 규제 정합성 확보를 목표로 정책 방향을 설정했다. 미국, 일본, EU 등 주요 국가에서는 이미 법인을 중심으로 한 가상자산 생태계가 활성화된 상황이다. 국내 정책이 지연될 경우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며, 이를 방지하기 위한 선제적 대응으로 보인다.

상장 기준, 스테이블코인 취급 규정, 가상자산 거래소 행위 규칙 등의 세부 지침도 마련될 예정이다. 이는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안전한 시장 환경 조성과 함께, 해외 투자자 왕래를 촉진하고 국내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규제 강화와 투자자 보호 조치 병행

정부는 규제 완화와 함께 투자자 보호를 위한 다양한 조치도 병행한다. 밈코인 등 시장에서 투기성 자산으로 간주되는 가상자산에 대한 심사 기준을 보완하고, 자발적 자율 규제를 강화해 안전성을 제고할 방침이다.

또한, 첨단 포렌식 장비를 도입하여 가상자산 시장 내 불공정 거래 행위를 정밀히 조사할 계획이다. 이는 시장 신뢰도 회복과 안전한 투자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되며, 관련 조사는 가상자산 사업자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와 사회적 신용 요건 추가를 포함해 전방위적으로 강화될 예정이다.

법제화 추진으로 제도적 완성도 높인다

가상자산의 발행과 유통에 관한 체계적인 관리 및 감독을 위한 후속 입법도 진행된다. 정부는 가상자산 2단계 입법을 통해 가상자산 사업자의 영업 행위와 자격 조건을 명확히 하고, 국회와 협력하여 자본시장법 등 관련 법령 개정 논의를 가속화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가상자산 관련 규제의 정비는 금융지주·핀테크 간 협업 강화, 혁신금융서비스의 제도화 및 배타적 운영권 부여 등에 이르는 금융시장 전반의 혁신 정책과도 맞물려 있다. 이러한 포괄적 개선은 가상자산 시장뿐 아니라 전반적인 금융 생태계의 안정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의 기대와 시장 반응

국내 가상자산 업계는 법인과 기관투자자의 적극적인 시장 참여가 가져올 긍정적 효과에 기대를 걸고 있다. 특히 기관 자금의 유입은 기존 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하고, 건전한 거래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국제 투자자들의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전반적인 시장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다만, 정책이 점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투자자 보호와 거래 안정성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과제가 상존한다. 금융당국과 업계 간의 긴밀한 협력이 요구되는 가운데, 규제 완화와 보호 장치는 상호 보완적 관계를 형성하며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과제와 전망

정부의 이번 발표는 법인의 가상자산 시장 참여를 제한했던 기존의 정책 기조를 전환하는 출발점이다. 단계적 허용, 철저한 규제, 글로벌 기준 맞춤 정책 등 다각적인 접근은 가상자산 시장의 투명성과 신뢰도를 제고하는 데 중대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와 같은 정책 변화가 가져다줄 긍정적 효과와 함께,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과 제도적 정비가 과제로 남아 있다. 국내의 가상자산 시장이 안정성과 혁신을 모두 갖춘 선도 시장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정책은 가상자산이 단순 투자 자산을 넘어, 새로운 디지털 금융 생태계로 자리매김하는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법인 가상자산계좌허용검토’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적인 정책 방향으로 다가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