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업비트에 ‘가상자산 전송 제한’ 제재 통보… 가상자산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인 업비트가 금융당국으로부터 강력한 제재를 받으며 가상자산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업비트의 고객확인제도(KYC) 위반과 자금세탁방지 의무 불이행 혐의로 인해 신규 고객들의 가상자산 외부 전송을 제한하는 제재를 통보했다. 이번 사태는 업비트의 운영에 큰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가상자산 거래소 전반에 대한 신뢰의 문제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고객확인제도 위반과 자금세탁방지 의무 불이행 혐의
FIU의 심사 과정에서는 업비트가 고객확인제도를 효과적으로 이행하지 못했다는 사례가 다수 드러났다. 특히, 최소 50만~60만 건 이상의 부적절한 신분증이 확인되며, 심각한 KYC 위반 사례가 밝혀졌다. 해당 신분증들 중 일부는 이름이나 등록번호가 흐릿하게 지워져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좌가 개설된 것으로 드러났다. 자금세탁방지 의무 불이행 혐의와 연계된 이 문제는 업비트의 내부 통제 및 적법 절차의 미비함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FIU의 제재와 이에 따른 파급효과
FIU는 이에 따른 대응으로 업비트 신규 고객들이 가상자산을 외부로 전송하지 못하도록 제한하는 처분을 통보했다. 이는 업비트의 현재 사업자 갱신 심사 과정에서 발견된 문제점에 대한 조치로, 향후 업비트의 사업자 갱신 여부를 더욱 불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업비트는 지난 2021년 10월 가상자산 사업자로 승인을 받았으나, 이번 사태로 말미암아 재승인의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새로운 제재 방침이 실제 적용될 경우, 업비트에서 신규로 계좌를 개설한 고객들은 외부 지갑으로의 가상자산 이전이 불가능해지게 된다. 이는 이용자 편익을 심각하게 저해할 뿐만 아니라 가상자산 거래소로서의 핵심 역할을 제한하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과태료 부과와 추가적인 법적 대응 가능성
업비트는 이번 위반 사례로 인해 과태료를 부과받을 처지에 놓였다. 자금세탁방지제도 위반 건당 최대 1억 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위반 사례의 규모를 볼 때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에 달하는 과태료 부과가 예상된다. 이와 유사한 사례로 지난해 발생한 한빗코의 20억 원 과태료 처분과 비교해도, 업비트의 경우 벌금 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FIU는 이번 조치 외에도 특금법 개정안을 추진하며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의 투명한 경영을 심사할 수 있도록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문제가 단순히 업비트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전체 가상자산 거래소 업계의 법적, 윤리적 기준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업비트의 대응과 내부 통제 강화 방안
이에 대해 업비트는 FIU의 제재에 대해 소명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발표했다. 아울러 내부 통제 강화를 위한 체계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업비트는 이미 임직원의 가상자산 거래를 철저히 제한하는 높은 기준의 내부 규정을 시행하고 있으며,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을 도입해 비정상적인 거래를 탐지하고 있다.
또한, 보이스피싱 피해금 환급 제도와 같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이용자 자산 보호에 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히며, FIU의 제재가 지나치게 강경하다는 입장을 간접적으로 표명했다.
가상자산 시장과 업계의 반응
업비트에 대한 FIU의 제재는 업계 전체에도 경종을 울리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의 이번 조치는 단기적으로 업비트 이용자들에게 불편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가상자산 시장의 신뢰와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올해 새로 시행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 또한 이번 심사의 강도를 높인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거래소들이 기존보다 더욱 강화된 법적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 만큼, 업계 전반의 표준이 높아질 것으로 관측된다.
향후 전망
FIU의 이번 조치는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가 직면한 규제 환경의 한 단면을 보여준다. 업비트가 소명 과정에서 얼마나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지 여부와, 이어질 과태료 부과와 사업자 갱신 심사 결과가 업계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은 금융당국이 가상자산 거래소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려는 의지를 분명히 드러냈다는 점에서 중요하며, 이는 향후 가상자산 산업 전반에 걸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업비트에 대한 행정 처분 결과는 빠르면 몇 달 내로 공개될 예정이다. 앞으로의 가상자산 시장 동향과 규제 변화는 투자자와 시장 참여자 모두가 주시해야 할 주요 이슈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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